국회의장 경선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정성호 의원

윤석문 승인 2024.05.03 13:56 의견 0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만나 손을 잡고 있는 정성호·우원식·조정식 의원과 추미애 당선자(좌로부터)

[선데이타임즈=윤석문 기자]민주당 당선자 상당수가 차기 국회의장으로 ‘결단력이 있고 추진력이 있는 사람’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여야 간의 ‘조정력’과 함께, 4·10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국회에서 구현할 수 있는 ‘뚝심’이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에 22대 당선인으로부터 “21대 국회처럼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거대 야당으로서의 힘을 제대로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아지는 가운데, 민주당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국회의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성호·우원식·조정식·추미애 후보들이 모두 참석했다. 국회의장 선출에 있어 대중성에선 추 당선인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이다. 추 당선인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은 인지도’이다. 당대표, 법무부장관 등을 역임했고 ‘추-윤 갈등’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조정식 의원과 대화하며 웃고 있는 추미애 당선자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는 ‘미애로 합의봐’와 같은 문구를 앞세운 ‘고추장(Go 추미애 국회의장)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은 추 당선인이 법무부장관 시절,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이력 역시 ‘대정부투쟁’ 전선을 강화하려는 민주당의 전략과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유권자’인 민주당 당선자들에게도 강한 압박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추 당선인의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국회의장이 된 추 당선인이 윤 대통령과 번번이 충돌하게 되면 되레 이 대표의 존재감이 옅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친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정성호 의원이 다크호스로 급부상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 의원은 추 당선인에 대한 우려를 단번에 잠재울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이 대표와 오랜 친구 사이인 정 의원은 당내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 참석한 정성호 의원(좌)과 우원식 의원(우)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향이지만, 사안별로는 강성 목소리를 굽히지 않아 차기 국회의장 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이다. 오랜 비주류 생활 끝에 주류로 올라섰으며,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우호적 목소리가 많아 여야 접점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친명이 국회의장-당대표-원내대표를 독점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추 당선인에 대한 염려와 불안이 커지는 반면 정 의원에 대한 지지는 결집되는 양상이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한 의원은 “생각보다 의원들 사이에서 추 당선인에 대한 지지가 광범위한 것 같지는 않다”며, “정 의원은 의원들이 실제로 많이들 좋아하는 편이라 결과가 어떨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회 소통관에서 만난 정성호 의원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지금은 말할 단계도 아니고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하며, 민주당에서 국회의장으로 정리되고 있다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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