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수기치인의 道와 패륜 정치

선데이타임즈 승인 2022.01.13 10:00 의견 0

[장석민 한국교육연구소 이사장]<패륜과 권모술수의 정치> 정치 지도자의 말과 행동은 나라와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행위로서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나라와 사회가 올바로 나아가고 국민 생활이 편안해지기 위해서는 정치 지도자의 말과 행동이 언제나 충실하여 국민적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작금의 정치 현실을 성찰해보면 권모술수(權謀術數)와 패륜(悖倫) 정치로 국민의 불신이 도를 넘고 있는 것 같다. 권력 쟁취만을 목적으로 이합 집산하는 후안무치의 정치인들이 막말과 패륜 행위를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되는 정치인들의 이러한 막말과 패륜적 행위의 폭로는 국민의 양심과 도덕심을 마비시키거나 무너뜨리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정치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장래가 더욱 심각하게 염려된다. 잘못을 바로 잡는 중심축이 되어야 할 정치가들이 이 지경이니 사회는 혼란되고 국민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민주국가에서는 투표행위가 최후의 보루이지만, 이마저 교묘한 속임수로 매표 행위를 일삼는 정치 세력으로 인하여 올바로 행사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다수의 민심이 야심의 소수 정치 조작 선동에 의해 호도되고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정치 선동으로 왜곡되고 변질되어 버렸다.

< 기치인의 도와 정치판의 현실>자고로 동양에서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도(道)가 정치의 정도로 여겨져 왔다. 자신의 도덕적 수양을 완성하고 모범을 보임으로써, 주위 사람들을 감화시키는 방식으로 세상을 바로 세워나가는 것이다. 정치는 물이 흘러가듯 세상사를 순리로 바로 세우는 것이며, 감언이설로 미끼를 던져 세력을 규합하고 그 힘으로 권력을 잡고 매관매직하는 행위는 더욱 아니며, 타인을 조종하고 지배하는 행위 또한 아니다. 옳은 모범을 보이면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주위 사람들이 이를 본받게 되면 수기치인의 도가 완성되는 것이다.

대학은 삼강령(三綱領)과 팔조목(八條目)으로 수기치인의 정도를 잘 설명하고 있다. 삼강령은 인간의 타고난 밝은 덕(明德)이 세상에서 더럽혀지지 않고 밝게 빛나도록 노력하고, 자신이 먼저 깨우치는 수범으로 백성을 깨우쳐 새롭게 만들고(新民), 최고의 선에 이르게 하는 것(止於至善)이 치인의 도라 한다. 이러한 삼강령을 실현하기 위한 팔조목은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지식을 터득(格物致知)하고, 성실한 의도로 노력하여 바른 마음(誠意正心)을 견지하고, 자신을 수양하고 가정을 바로 한 연후에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治國 平天下)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수신제가의 기본도 안 되어 있는 사람들이 이면에서 돈과 권모술수로 후보자가 되면서, 매일 비도덕적 패륜 행위가 폭로되는 선거전을 바라보고 있는 국민은 허탈하기 그지없다. 매 정권마다 예외 없이 이런 부정부패와 패거리 정치를 일삼다 보니, 정치는 의례 그런 것이라다 여긴다. 결국 국민이 정치에 냉소적이거나 기대를 포기하는 지경에 까지 왔다.

< 민의 각성과 대응 방안>민주주의에서는 국민이 주인이고 주권자이다. 그러나 오늘날 정치판의 현실은 그 반대로 정치가들의 권모술수에 의해 국민이 개돼지 취급당하는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말도 안 되는 돈 풀기 정책이나 이권 정책으로 민심을 흔들어 대고 이런 식의 경쟁을 여야가 일삼고 있다.

국민이 이러한 정치 집단의 권모술수에 휘말리지 않고 주권을 행사하려면 투철한 주인 정신을 가지고 정치 후보자들의 품격과 함량을 평가하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국가발전이 지지부진하고 부정부패와 혼란에 빠지고 생활고까지 겪게 된다는 것을 남미의 여러 국가가 보여주고 있다. 선심성 복지정책의 함정에 빠져 국가가 파탄에 이른 나라들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국가 위기를 예방하려면 우선 정권부터 잡고 보자는 식의 이런 정치 집단에 나라를 안심하고 맡겨서는 안 된다. 국민이 각성하여 수기치인의 관점에서 정치 지도자의 인격적 함량을 철저히 검증하고, 눈앞의 이해관계의 선전 선동에 휘말리지 말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에 기초하여 국가발전의 공약이 합당한가를 평가해 보아야 한다. 국민의 주인 의식과 각성이 없으면, 일부 정치 모리배의 선전 선동에 의해 국가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국민이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상적인 직업 생활과 사회생활을 통하여 수기치인의 도가 완성된 분들이 정치 지도자로 입신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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