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스포츠파크 내 경찰수련원 유치, 군민 갈등 표출(表出)

- 천연 바다구장에 경찰수련원 유치···소중한 자산 잃어
- 2002년 월드컵 당시 덴마크팀 유치했던 스포츠 메카
- 남해군, “경찰수련원 유치는 더 큰 가치가 있다”

윤석문 승인 2023.07.26 15:19 | 최종 수정 2023.07.26 16:52 의견 0
경찰수련원 유치가 예정된 남해스포츠파크 내 바다구장 일원

[선데이타임즈=(남해)윤석문·이혜경 기자]국제 규격의 잔디 축구장 5면과 인조 축구장 2면, 테니스장 4면, 야구장 1면, 5레인의 실내수영장, 풋살경기장 2면의 체육시설과 중앙공원, 체력단련장 등으로 구성된 남해스포츠파크는 명실상부(名實相符) 전국적인 스포츠 메카로 자리 잡았다.

수려한 경관과 더불어 천연잔디로 조성된 축구장은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덴마크팀을 유치할 정도로 시설과 경관 등에 우수성을 갖추고 있으며, 전 야구선수 최희섭이 메이저리그 활동 당시 한국을 방문하면 언제나 남해스포츠파크에서 훈련을 하여 스포츠신문 1면을 장식하는 등 남해군 홍보에도 큰 반향(反響)을 불러일으켰던 곳으로 가치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곳이다.

이러한 남해스포츠파크가 최근 경찰수련원 유치와 관련하여 남해군과 유치를 반대하는 군민과의 마찰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스포츠 시설을 갖춘 남해스포츠파크 야경

경찰수련원의 스포츠파크 바다구장 건립을 반대하는 ‘경찰수련원 건립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 곽정수, 이하 반대대책위원회)’는 25일 남해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포츠파크 내 바다구장에 경찰수련원 유치를 결사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表明)했다.

또한, 스포츠파크 내 바다구장 일원에 경찰수련원 유치를 위해 약 1,000억원(해수부 500억원, 민간투자 500억원)이 예상되는 해양레저공모사업인 ‘Jewel 남해’(타당성 조사를 위한 용역비 약4,300만원 투입)의 공모까지 포기했다는 의구심에 대해 설명했다.

남해군은 경찰수련원 신축과 관련,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이미 확보한 국비 214억원과 추가 확보 재원 201억원 등 총 415억원으로 서면 스포츠파크 바다구장 일원 2만2316㎡에 지상 4층, 지하 1층의 146실 규모의 수련원을 지을 방침이라고 한다.

경찰수련원 유치와 관련하여 반대대책위원회 측은 남해스포츠파크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더불어 스포츠 메카로 자리하였으며, 현재보다 미래의 가치가 있는 남해스포츠파크 내 바다구장에 경찰수련원 유치는 반대한다. 그러나 바다구장 이외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대대책위원회 곽정수 위원장

반대대책위원회 곽정수 위원장은 “대통령실에 탄원서를 보냈다”라며, “천연잔디구장인 축구장 하나를 설립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얼마이며, 부근의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품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질타하며, 이번 경찰수련원 유치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남해군 스포츠파크 내에 경찰수련원을 유치하겠다는 의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꼭 유치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경찰수련원의 스포츠파크 내 바다구장 유치) 그렇게 되면 군민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아름다운 스포츠파크에 경찰수련원이 들어서야 하는지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라는 말로 이번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경찰수련원 유치의 제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문준홍 기획위원

이어 문준홍 기획위원은 “남해군이 경찰수련원 부지를 원래 예정지였던 서면항 인근의 높은들에서 스포츠파크 내에 있는 바다구장(6,750평)으로 변경했다”며, “높은들 토지소유자가 남해군에서 추진한다면 현재 시세보다 낮춰 부지를 공급하고자 하고 있으며, 그 부지는 현재 남해군에서 추진하는 바다구장보다 더 낮은 가격”이라고 밝히며, 부지 선정의 부당성(不當性)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 경찰수련원 신축을 위한 예산 미확보 문제와 관련하여 “남해군은 총사업비 415억원(146실) 중 기획재정부와 국회 승인 결과 2021년 12월에 214억원(60실)을 확보했지만 나머지 사업비 210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청과 기재부가 협의 중에 있다”면서, “만약 나머지 사업비가 추가로 확정된다면 추가부지는 당연히 인접한 야구장이나 주경기장이 될 것이다. 이는 남해스포츠파크에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과 같다”고 부연(敷衍)하며, 경찰수련원 추진과 관련한 스포츠파크의 미래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남해-여수 해저터널로 인한 남해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며 “오랜 시간을 들여서 남해군민이 가꾼 스포츠파크가 한려해저터널시대에 제대로 활용도 되지 못하고 사라진다”라고 했으며, “이에 남해군민의 여가선용이라는 사회적 이익도 함께 사라진다”라고 강조하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계속해서 “남해군은 남해군의 이익을 위해서 남해군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공청회를 열 것을 촉구한다”며, “만약 이후에도 정보를 감추거나 관권을 동원해서 군민여론을 호도한다면 그에 따른 모든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경찰수련원 스포츠파크 내 바다구장 유치를 반대하고 있는 반대대책위원회

이에 남해군청 관계자는 수련원 변경 사유와 관련하여 “토지소유자의 매도의향 가격은 평당 50만원 이었으나, 가감정금액은 269,000원이었다”며, “경찰청이나 행정의 매입가는 감정가에 따른다”라는 말로 부지 변경의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수련원보다 훨씬 큰 경제적 효과가 예상되는 ‘2023년 해양레저관광 거점 공모사업’에 공모조차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공모사업 명칭이 해양레저관광 거점 공모사업인데 서상일원 앞바다는 광양항 특정해역으로 해양레저 사업이 어렵다는 공모 접수처인 경남도의 사전 검토의견에 따라 공모추진을 포기한 사항”이라며, “현재 경남도지사 공약사업인 꽃섬 생태관광 힐링지구 사업과 연계 추진하는 등 경남도와 중앙부처의 다양한 사업과 연계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남해군의 공언대로 추가로 201억원 예산이 확보된다면 그 예상부지는 어딘지에 대해 “현재 확보할 부지는 총사업비 415억원에 따른 부지로 추가사업비 확보에 따른 부지변동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남해스포츠파크의 가치와 군민을 위한 생활스포츠 활성화 및 아름다운 자연경관까지 헤치며 경찰수련원을 바다구장에 유치해야 하는가?”라는 질의에 “그것에 대한 안타까움은 있지만 경찰수련원의 남해 유치는 더 큰 가치가 있기에 추진하게 되었다”라는 말로 계속 추진 의사를 밝혔다.

저작권자 ⓒ선데이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