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5일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22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개막식 단체 사진<사진=환경재단>

[선데이타임즈=서영민 기자]환경재단(이사장 최열)이 주최하는 제22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6월 5일부터 30일까지 26일간의 공식 일정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올해 영화제는 역대 최대 관람객인 148만6592명을 기록하며, 기후위기 시대에 환경영화가 지닌 예술적 감동과 사회적 확산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과 연계한 청소년 관람 프로그램 ‘시네마그린틴’에는 106만1540명의 학생이 참여해, 미래 세대가 환경 문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실천 의지를 키워가는 시간으로 주목받았다.

제22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국내 최초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이를 상쇄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탄소중립 실천형 영화제’로 개최됐다. 영화제 운영과 관객 및 관계자 이동 등으로 발생한 탄소 배출량은 지난 5월 토털슬립케어 브랜드 이브자리로부터 기부받은 탄소 배출권을 통해 상쇄할 계획이다. 이번 영화제 기간 중 발생한 탄소 배출량 산정 결과는 보고서 형태로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올해 영화제는 메가박스 홍대에서의 극장 상영을 포함해 공식 홈페이지 온라인 상영관, SK브로드밴드 B tv를 통한 VOD 서비스, 전국 학교 및 지역 사회와 함께한 순회 상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을 만났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접점을 통해 영화제는 단순한 상영을 넘어, 기후위기 공감대를 확산하는 환경 캠페인으로 확장됐다.

오프라인 상영 기간에는 관객과의 밀도 있는 소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개막작 ‘캔 아이 겟 위트니스?(Can I Get a Witness?)’의 앤 마리 플레밍 감독과 배우 키라 장이 참여한 GV(관객과의 대화)를 비롯해, 2013년 환경 분야 노벨상이라 불리는 골드만 환경상을 수상한 로사노 에르콜리니가 함께한 ‘플라스틱 판타스틱(Plastic Fantastic)’ 에코토크 등은 환경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영화 제작 현장의 친환경 전환을 모색하는 특별 강연 ‘에코포커스’도 진행됐다. 독일의 촬영감독 겸 환경 컨설턴트 볼커 랭호프는 영화 제작 전반에 환경적 가치를 담은 ‘그린 스토리텔링’ 전략을, 영국 그린슛 대표 폴 에반스는 글로벌 친환경 영화 제작 인증 플랫폼 ‘그린스크린’의 운영 사례를 각각 소개하며, 영화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제작 방식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실천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청소년들이 기후위기 해법을 직접 제안해 보는 ‘세계청소년기후포럼’ 역시 주목받았다. 유럽연합(EU), 서울특별시교육청과 공동 주최한 이 포럼에는 한국과 EU 회원국 청소년 대표들이 참여해,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정책과 실천 방안을 공유하며 국경을 초월한 소통과 연대의 기회를 제공했다.

생활 속 환경 실천을 유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높은 호응을 얻었다. 서울 용마 폭포공원에서 열린 ‘반려동물 동반 야외 상영회’에는 579명의 반려인과 249마리의 반려동물이 함께했으며, 산림청과 협력한 ‘숲푸드 플리마켓’에서는 국내산 임산물과 친환경 브랜드가 소개돼 지속가능한 소비문화를 제안했다.

이 외에도 환경영화를 매개로 한 국제 교류 활동도 진행했다. 한국과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수교 40주년을 기념해 수도 포트오브스페인에 위치한 퀸즈홀(Queen’s Hall)에서 현지 국민을 대상으로 환경영화 상영회를 개최했다. 오는 10월에는 인도 바타바란 영화제와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2025 IUCN 세계보전총회’에 참여해, 서울국제환경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우수 한국 환경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영화제에는 총 132개국에서 3261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35개국 77편(장편 33편, 단편 44편)이 공식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경쟁과 국제경쟁을 포함한 총 6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발표돼, 총상금 2600만원이 수여됐다. 한국경쟁 부문 대상은 김주영·소헤일리 코메일 감독의 ‘종이 울리는 순간’이, 우수상과 관객심사단상은 임중완 감독의 ‘꽃풀소’가 동시에 수상하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국제경쟁 부문에서는 니콜 고믈리·데브라 아로코 감독의 ‘평화를 찾아서(Searching for Amani)’가 대상을, 노바 아미·벨크로 리퍼 감독의 ‘불타오르다(Incandescence)’가 심사위원특별상을, 마티아스 뵈를레 감독의 ‘우리가 잠들던 곳(Where We Used to Sleep)’이 관객상을 각각 수상하며 환경영화가 지닌 예술성과 메시지의 힘을 보여줬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인 환경재단 이미경 대표는 “역대 최다 관객이 함께한 올해 영화제는 세대와 국경을 넘는 참여를 통해,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과 실천 의지를 확인한 시간이었다”며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문화적 연대의 플랫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