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태양', 국립정동극장에서 재연무대 올려

이정은 승인 2023.02.18 11:57 의견 0
연극 '태양' 공연사진<사진=국립정동극장>

[선데이타임즈=이정은 기자]마에카와 토모히로 작가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 <태양>(연출:김정)이 지난 3일 국립정동극장에서 개막했다. 2021년 두산아트센터와 경기아트센터, 경기도극단이 공동 기획·제작한 <태양>은 초연 당시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려 큰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물리적인 재난 못지않게 그로 인해 분열된 사회를 겪어낸 관객들의 호응을 얻으며 당시 매진 기록을 세웠다.

<태양>은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세상에서 항체를 갖게 된 신인류 ‘녹스’와 구인류 ‘큐리오’의 갈등이 중심이 된다. 바이러스로 나누어진 두 갈래 인류를 통해 공존의 시대, 명확하게 나뉜 격차와 대립, 균열과 단절을 통해 현대사회의 모습을 투영해낸다. 2023년의 <태양>은 드라마의 얼개보다 인간의 맹목적인 행동에 집중한다. 김 정 연출은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무대에서 사회로 확장되기를 바란다.”는 의도를 전했다.

작품은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경쾌하게 풀어낸다. 그 표현을 위해 <태양>의 상당 부분을 움직임의 영역이 담당한다. 이재영 안무가는 “작품이 이야기하고 있는 ‘생명력’에서 여러 영감을 얻었다. 녹스와 큐리오 모두 ‘생존’이라는 목표가 있고, 뜨고 지는 ‘태양’의 시간 아래에서 살아간다. <태양>은 대립의 시대를 끝내고 두 집단이 섞이는 과정을 따라간다. 관계성이 중요한 작품인 만큼 하모니에 주목했고, 움직임이 곧 사람들의 대화라 생각했다.”며 작업의 방향을 전했다.

120분간 펼쳐지는 배우들의 열연 또한 연극 <태양>을 특별하게 만드는 관전 포인트이다. 2021년 초연 당시 녹스 진영의 모리시게 후지타 역으로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한 김정화를 비롯해 서창호, 김도완, 권정훈, 경기도극단 임미정, 윤재웅, 이애린, 최예림 배우가 함께하며,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 중인 신재범 등이 새롭게 투입돼 신선한 조화를 선보인다.

한편 12일(일) 공연 후에는 마에카와 토모히로 작가, 김 정 연출과 전 배우가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공연은 26일(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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