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하는 나라 인도네시아,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기념 축제 성료

유선화 승인 2019.09.30 10:42 | 최종 수정 2019.09.30 10:43 의견 0
 

[선데이타임즈=유선화 기자]올해는 서울시와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 특별주의 자매도시 결연 35주년,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46주년, 인도네시아 독립 74주년을 맞는 해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9월 20일 부터 22일까지 역대 가장 크고 화려한 인도네시아 축제가 서울시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인도네시아 대사관과 인도네시아 관광부, 서울시가 주최한 이번 축제는 인도네시아 전역의 문화, 경제, 관광, 전통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메이드 인 인도네시아’
30여 명의 전통의상, 가죽, 진주, 은, 나무, 폐 비닐 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공예의 장인들이 직접 서울을 찾았다. 청계광장 분수대 바로 앞에 마련된 무대를 빙 둘러싸고 ㄷ자 형태로 부스와 관람석, 휴식공간이 마련되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인도네시아 수공예품을 직접 만져보고 구매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인도네시아 관광청(지사장 박재아)은 항공, 숙박, 식사, 가이드가 모두 포함된 발리 3박4일 여행권을 매일 추첨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부스 앞에서는 ‘100%선물증정’ 다트게임을 통해 텀블러, 파우치, 동전지갑 등 인도네시아를 일상 속에서 기억할 수 있는 기념품들을 증정했다. 부스를 방문하면 누구나 인도네시아 아로마 마사지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기회와, 또라자, 수마트라, 자바 등 인도네시아의 스페셜티 커피를 무료로 시음하는 자리도 마련해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무대에서 발리 춤을 시범 보이고 있는 우미라 하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

인도네시아를 배워요
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인 바틱(Batik)만들기, 전통악기 ‘가믈란’ 배우기, ‘천개의 손’이란 별명을 가진 사만(Saman) 춤 배우기,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 만들기 쿠킹 클래스 등 단순히 관람 수준에서 그치는 행사가 아니라, 함께 어우러져 웃고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춤을 추는 시간을 마련했다.

특히 우마르 하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가 직접 무대에서 시범을 보인 ‘발리 춤 배우기’와 인도네시아의 대중가요인 ‘당둣(Dangdut)’ 공연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인도네시아의 ‘이효리’로 불리는 최고의 당둣 가수인 ‘이눌 다라시스타(Inul Daratista)’가 장식한 마지막 날 무대는 빗속에서도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뤘다. 머리가 쭈뼛 설 정도로 카리스마 넘치는 춤과 발성력으로 군중을 사로잡았다. 인도 풍 음률의 영향을 받아 인도네시아 서민들 사이에서 자생한 ‘당둣’은 인도네시아 서민의 사랑을 받는 대중음악이다. 인도네시아의 독립과 더불어 서민들만의 음악에서 벗어나, 공무원 및 고위 인사들도 좋아하는 음악으로 발전했고, 도시 이주자들의 생활 문제인 가난, 고통스런 일상생활, 사회 부조리 등을 노래하면서 더욱 대중화했다. 우마르 하디 대사와 닐라 우마르 대사 부인은 바쁜 일정 중에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리를 지키며 방문자들에게 상품설명도하고 함께 어울려 춤을 추고 사진촬영을 하는 등 축제를 함께 즐겼다. 군무인 뽀쪼뽀쪼(Poco-poco)가 시작되자 우마르 대사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며 관람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축제가 열리고 있는 광장

‘People to people’ 사람이 답이다
이번 축제는 한국에 인도네시아 문화와 상품을 알리는 목적 뿐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을 위한 자리로도 의미도 컸다. 2018년 해외문화홍보원이 조사한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한국을 가장 좋아하는 나라’ 1위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안 국가들 중 한국을 찾는 비중 역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에 거주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은 약 5만명 정도인 반면, 작년 한국을 찾은 인도네시아 방문자의 경우, 비자를 받아야 하는 불편에도 불구하고, 약 25만명이 한국을 찾았다. 인도네시아를 찾는 한국인이 약36만 명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큰 비중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인도네시아인들을 위한 행사나 축제는 전무한 실정. 본 축제를 통해 교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마음껏 인도네시아의 문화, 음식을 누리는 뜻깊은 위로와 격려의 장이 되었다.

‘다양성 속의 통일’ 다채로운 춤과 노래, 음식, 무역을 주제로
30명에 이르는 인도네시아 전통 공연팀이 선보인 발리전통공연, 사자 탈을 쓰고 추는 레공 춤, 인도네시아의 오케스트라 격인 가믈란 공연 등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음색이지만 전 세계인들이 힐링음악으로 즐겨찾는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20일 오후 2시부터 개막식을 겸하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인도네시아 대사관 주최로 투자포럼도 열렸다. 최근 수도 이전을 발표한 인도네시아는 앞으로 많은 인프라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9월 16일 현대엔지니어링이 동남아시아 최대 산유국 인도네시아의 새 수도 인근에 들어설 대규모 정유공장 공사를 수주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할랄 시장 주목
개막식에서는 한국에 거주하는 인도네시아 교민들이 직접 만든 요리를 선보였다. 행사장 한 켠에는 인도네시아 음식 푸드트럭이 상주해 고소한 나시고랭, 달콤 짭짤한 사떼 등 냄새와 향으로 허기를 자극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이 사는 인도네시아는 향후 우리나라 할랄 수출시장의 전략기지로 식품, 화장품, 의료시장의 관심이 점점 고조되는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구매력 평가(PPP) 기준 국내총생산 세계 7위로, 인구 2억 6000만 명의 대규모 소비 시장을 가졌다. 인구의 88%가 무슬림이라 인도네시아는 할랄시장의 중심지로 꼽힌다. 2017년 할랄 식품 시장 규모는 1702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K-푸드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삼양식품, 농심,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등 일찌감치 할랄시장에 진입했다. 이 가운데 할랄 인증 대상 품목 중 하나인 화장품의 경우 2018년 한 해만도 인도네시아가 해외에서 수입한 화장품은 약 3억3800만 달러 규모에 달한다. 이는 전년도 약 2억2700만 달러에 비해 49.2%나 늘어난 수치로 향후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박재아 지사장과 우마르 하디 대사

박재아 인도네시아 관광청 한국지사장은 “인도네시아가 크고 잠재력이 많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실제 어떤 문화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잘 모르는 것 같아 이 축제의 의미가 더욱 크다. 특히 당둣과 가믈란 연주는 세대를 불문하고 심금을 울리는 멋진 음악”이라며 더욱 활발한 문화 교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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